올리브영에서 새롭게 런칭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디플롯(D.PLOT)'에 루미르가 입점했어요. '디플롯(D.PLOT)'은 서사의 발견(Discover the plot)이라는 뜻을 담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브랜드의 이야기, 디자이너의 철학 등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곳에서 다양한 이야기들과 함께 루미르가 담은 빛과 이야기도 만나보세요 :)

디플롯이 궁금하신 분들은 여기 에서 확인하실 수 있어요!

고객님은 커피를 좋아하시나요? 저는 집에 홈카페를 마련해 놓았을 정도로 커피를 사랑하는데요, 홈카페라고 해서 단순히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정성스레 내린 커피를 예쁜 잔에 담아 테이블에 두고 편안히 앉아 커피를 마시며 즐기는 시간 자체가 홈카페인 느낌이랄까요. 커피의 날을 기념하여 에디터가 디플롯에서 본 기분 좋아지는 홈카페 타임을 만끽할 수 있는 제품들을 모아봤어요.

  

루미르의 조명은 추억과 역사가 있는 장소, 그리고 더 많은 이야기가 탄생할 공간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빛과 공간은 루미르의 빛이 닿은 공간들 저마다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이번 호에서는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성수동에서 조금 떨어진, 조용한 주택가 골목에 위치한 커피냅로스터스 성수점을 방문했어요.

커피냅로스터스 성수점은 주택가 골목에서도 가장 안쪽에 자리잡고 있는데요, 길목으로 들어가는 순간 조용하고 차분해지는 분위기로 변하면서 새로운 공간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무채색의 작은 협소주택을 통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곳 커피냅로스터스는 어떠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을지 이곳에서 나눈 대화를 고객님 에게도 들려드릴게요. 흔쾌히 말씀을 나누어주신 대표님께 다시 한 번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합니다.

Interview with 이진호
커피냅로스터스 대표  

이전에는 자동차 브레이크 설계 일을 했어요. 지금 하고 있는 일과는 전혀 다르죠.(웃음)

카페를 열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던 건 아니에요. 질문 주신 것처럼 커피에 관심이 많은 편이었고 당시만 해도 한국에는 생소했던 스페셜티 커피가 조금씩 들어오고 있을 때라, 지인들한테 직접 로스팅한 커피를 한잔씩 주면서 설명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재밌더라구요. 건축에도 관심이 많은 편이어서 ‘그럼 내 놀이터 같은 곳을 만들어 커피를 같이 해볼까?’가 단순한 커피냅로스터스(CNR)의 시작이었던 거 같아요.

같은 말씀을 하시는 손님이 종종 계세요. 자기만 아는 숨은 맛집을 찾은 느낌이라고요. 감사하죠. 사실 저는 정작 그렇게까지 깊숙이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다른 분들은 다르게 생각하시더라구요. (웃음) 지금의 위치를 선택한 건 도착하기 직전부터 느껴지는 차분한 무드와 현실적인 이유가 동반되어 있어요. 독립적인 브랜드로써 지속 가능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선 고정비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죠. 다만, 동네는 교육을 받으러 오시는 분들이 방문 겸 둘러볼거리가 많은 성수동이어야 했고, 층이 분리된 공간이 필요한 저희에게 딱 맞는 건물이었어요.

이곳으로 결정하기 전까지 많은 고민을 했어요. 6개월 정도 염두하고 시간을 내서 두 달 정도 성수역에서 이곳 매장까지 걸어와봤을 때, 골목에 들어서는 순간 조용해지는 그 분위기가 마치 다른 동네에 온 듯 너무 좋더라구요. 지금이야 많이들 찾아주시고 소개해주신 덕에 자리를 잡은 상태지만 처음 오픈했을 땐 굉장히 힘들었어요. 매장을 오픈하고 손님들이 이렇게 안 온 적이 처음이었거든요. 아무도 몰랐겠지만 제 결정이 잘못된 건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어요. 지금은 저희가 이곳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공감해주시는 분들이 계셔서 뿌듯하기도 합니다.

카페임과 동시에 직원 교육을 위한 장소가 필요했고, 작은 오피스 공간도 필요했거든요. 전체를 사용하되 영역간에 서로 방해가 되지 않아야 했어요. 그런데 안 그래도 협소한 장소에 구역을 나눠버리니 손님을 수용할 수 있는 테이블이 너무 없어지는 건 아닌가 라는 고민이 들어 우선 공간의 무드만 먼저 생각해보기로 했어요.

불특정 다수의 다양한 분들을 환대하는 느낌을 주는 공간을 만들자 라는 생각이 있었어요. 혼자 와서 있다 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공간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공기 자체가 아래 깔려 있는 듯한 무드를 지향해요. 시선이나 목소리, 아니면 음악 소리가 모두 아래 깔려 있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색을 가장 덜 쓰는 방향으로 구상했어요. 제 취향과 제가 잘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무드를 그려 만들어 나가려고 노력했습니다.

매장에 창이 많긴 하지만 사방에서 빛을 가리기 때문에 조도가 어두운 편이에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차라리 아예 어둡게 만들기로 했어요. 인위적인 밝음은 오히려 피로감을 줄 것 같았고, 어두움이 오히려 더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분위기로 연출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조명의 배치나 구성을 몇번이나 바꿔가면서 지금의 무드를 완성시킬 수 있었습니다.

흔하지 않고 디자이너가 가진 디자인 철학이 좋았어요. 비싼 소재나 신소재를 사용하는 디자인보다는 익숙한 무언가를 응용해서 만든 걸 좋아하거든요.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언젠가는 스쳐 갔을 무언가를 이용해서 만든 디자인이 우리가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지속적인 무언가의 상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공감되고 좋았거든요. 이전 매장들은 인테리어를 하면서 제작한 가구를 사용했는데, 이번 매장에선 제 취향을 조금 더 담았어요.

처음 HQ점만 운영했을 때는 평소에 즐겨듣는 팝을 주로 틀었어요. 근데 가사가 들리다 보니까 오히려 공간에 머무르는 시간이 지루하게 느껴지더라구요. 지금은 가사가 없는 로파이(lo-fi) 음악을 전 매장에서 틀고 있어요. 전에는 모든 매장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플레이리스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전체적인 톤만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장마다 매니저의 취향이 다르니 로파이도 조금씩 느낌이 다르더라구요.

사실 저는 휴식을 즐기는 편은 아니예요(웃음). 바쁜 걸 좋아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는 걸 좋아해서 저에게 휴식은 정말 짧은 찰나에 좋아하는 곳에 가서 잠깐만 쉬면 되고 좋은 무언가의 생각이 현실로 이루어졌을 때 그게 저한테는 보상이고 휴식으로 다가와요. 커피냅의 휴식이란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이 휴식의 시간을 가지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거에요. 커피를 마시는 시간이 시끄럽거나 번잡한 느낌이 아니라 같이 온 일행과의 충분한 대화를 가지거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낼 때 휴식을 취하고 가는 기분을 가져가셨으면 좋겠어요.

이 일을 하면서 굉장히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는데요. 그러면서 꿈 같은 목표 의식이 뚜렷하게

생겼죠. 다양한 경험을 통해 배운 것도 많고요. 이제는 뭐 저의 일상이죠.

휴식을 잘 안 취한다고는 했지만 정말 힘들 때는 주로 남산공원에 갑니다. 남산공원을 좋아하기도 하고, 가서 한 바퀴 걷거나 책을 읽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멍 때리며 시간을 보내는 편이에요. 영감을 받는 장소가 특별히 정해져 있는 건 아니에요. 지속 가능한 것을 좋아하다 보니 물건을 사거나 만들 때에도 질리지 않고 쓸 수 있는 것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해서 오래된 무언가를 보는 걸 좋아합니다. 그래서 종로 쪽의 골목길이나 안 가본 길을 가는 걸 즐겨요. 그런 낯선 길을 걷다가 몇십 년이 지났을 텐데 지금 봐도 예쁘다고 느껴지는 것이 보이면 꼭 사진을 찍어두고, ‘왜 이런 것들은 오래가도 질리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영감을 받는 거 같아요. 특히 새로운 장소에서의 미팅이 있을 때는 꼭 약속 장소에서 1km정도 떨어진 곳에 차를 세워두고 걸어가요. 그런 낯선 길에서 만나는 풍경에서 영감을 얻기도 합니다.

☕ 커피냅로스터스 성수

📍 서울 성동구 성수일로4길 35-11 

⏰ 10:00-21:00 (주말 11:00-21:00)

글·사진 노아 에디터 
취재 협조 및 자료 제공 커피냅로스터스